🧭Berkshire Hathaway: #1 2020년 주주서한 대해부 (1/2) [3월 24일] : 거장의 포트폴리오

거장의 포트폴리오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세계경제와 기술변화 속에서

워렌버핏, 레이달리오 같은 거장들은 어떤 기회들을 포착하고 있을까요?

브렉시트(Brexit)부터 미중 무역전쟁, 코로나 창궐까지... 글로벌 경제/금융 시장은 수많은 변화구를 던집니다.

AI,5G부터 전기/자율주행차, 바이오/헬스케어 혁신 등 끝을 알 수 없는 기술변화까지... 이렇게 끊임없이 변화하는

환경속에서 수십년간 검증된 최고의 거장들은 어떤 기회들을 포착하고 있는 지 추적하여 알려드립니다.

단순히 주식투자에도 활용할 수도 있고, 미래의 경제/기술 변화에 전반적으로 대응하는 기업 및 M&A 전략에도

유용한 정보를 파이낸스프레소가 매주 정리해 드립니다.

Berkshire Hathaway🧭Berkshire Hathaway: #1 2020년 주주서한 대해부 (1/2) [3월 24일]

거장들의 포트폴리오

Berkshire Hathaway
#1 2020년 주주서한 대해부 (1/2)

Berkshire Hathaway Annual Meeting

항상 정직 & 당당하게 본인의 수익률을 S&P500과 적나라하게 비교하며 시작하는 버핏형 멋지네요. “35년간 IRR 20%의 수익을 내서, 2만8천배 돈을 벌었으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2014년 처럼 S&P는 이익을 내고, 버핏은 손실이 난 해에도 항상 일관적입니다. 아래부터는, 버핏의 주주서한을 직접 번역하고, 제 commentary를 괄호() 안에 달았습니다.

버크셔해서웨이가 50년 이상 동안 S&P 500을 연평균 ~10%p로 이긴 결과 ㄷㄷ..

오늘의 뉴스레터 구성☕

1. 버크셔의 목표 2가지
2. 버핏형의 쿨한 & 정직한 실수 인정
3. 대부분의 M&A는 실패한다?!
4. 그래서 형은 어떻게 투자하고 있는데?

1. 버크셔의 목표 2가지🎯

버크셔해서웨이가 집중하는 목표는 2가지다:

영업이익을 증가시키는 것
크고, 질 좋은 비즈니스를 인수하는 것

아쉽게도 2020년에는 두 가지 다 이루지 못했다. 영업이익은 9% 하락했고, 대규모 M&A도 성사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버핏형은 2020년 중반에 11조원이 넘는 가스파이프라인 회사를 인수했는데, 형이 생각하는 “대규모 M&A”에 11조원 인수는 너무 작은가 봐요;;) 하지만, 우리는 이익의 축적과 버크셔의 자사주를 매입하여, 주주들의 주당가치를 증가시킬 수 있었다. (이것과 관련된 내용은 2편에서 더 자세히...)

2. 버핏형의 쿨한 & 정직한 실수 인정🧊

2020년 버크셔의 회계상 이익(“GAAP earnings”라고 부름)을 끌어내린 것은, 110억 달러(약 12조원)에 달하는 자산의 손상처리 항목이다. 이 손실은 버크셔가 2016년에 인수한 PCC(Precision Castparts)의 가치 일부를 손실 처리한 것인데, 그 당시 너무 비싼 돈을 내고 인수했기 때문이다. 이 실수는 온전히 나의 실수이다. 나는 당시에 PCC의 정상화된(Normalized) 이익을 너무 높게 예상했기 때문이다. 특히 2020년 코로나 영향으로 인해서 PCC의 주요 고객군인 항공기 업계에 타격이 컸고, 이러한 변화로 PCC의 미래가치가 다소 하락했다고 판단하고 인정한다. 하지만 PCC의 영업상황은 여전히 탄탄하며, 단지 내가 미래를 너무 낙관적으로 보아서, 너무 비싸게 인수했던 것이 실수의 원인이다. (PCC는 버크셔 입장에서도 대규모 M&A였기 때문에 이번 손실 인식은 상당히 임팩트가 있었죠. 이러한 실수를 온전히 본인이 뒤집어쓰는(?) 버핏의 모습도 돋보입니다. 12조원 가량의 손실인식은 주주들 입장에서도 안타깝지만, 사실 버크셔가 다른 성공적인 투자(특히 애플투자)로 거뜬히 무마할 수준이며, 버핏의 말대로 코로나로 인하여 PCC가 영향을 받은 것이라,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여전히 꾸준한 현금흐름을 창출할 것이라고 예상됩니다.)

3. 대부분의 M&A는 실패한다?!🤔

(버크셔도 지주사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버핏형은 지주사/재벌(Conglomerate) 모델을 비판해요. 한국인으로서는 더욱 이목이 집중되는 파트였네요.) 역사적으로 대부분의 지주사들은 주주들의 가치를 훼손해왔다. 주요 이유 중 하나는, 지주사는 기업 전체를 인수하는 M&A에 집중하기 때문인데, 엄청나게 가치가 높은 비즈니스들은 애초에 M&A 매물로 잘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애초에 엄청 좋은 비즈니스이면, 기존 주주들이 매각을 원하지 않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죠.) 결국 지주사들은 “그렇고 그런” 기업들(의미 있고 지속가능한 경쟁적 우위가 없는 기업들)만 인수하게 된다.

또한 M&A에서는 경영권 프리미엄(Control Premium)이라는 명목으로, 일반 시장에서 보다 비싼 값을 내야지만 인수가 가능해지는데, 이 또한 지주사들의 가치 훼손에 중요한 이유다. 이러한 문제를 우회하는 방법으로 주식스왑(Stock Swap) 방식의 M&A가 거론되지만, 이 또한 완벽한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 천만원짜리 강아지를 사기 위해서 5백만원짜리 고양이 두 마리를 교환하는 꼴이기 때문이다.

그럴싸한 스토리로 큰 M&A들을 진행하는 회사들 중 일부는, 주식시장의 사랑을 받으며 높은 주가를 유지할 수도 있지만, 결국에는 이들이 쌓아 올린 내재가치(Intrinsic value)가 중요하다. 이러한 고평가된 기업들의 ‘환상’은 꽤 오랜 기간 지속될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이 글을 읽으며, 빈약한 근거의 바이오 허상을 주식시장에 비싼 값에 파는 기업들이 생각나네요ㅋ. 버핏형은 여기서도 기업의 핵심 가치(자유현금을 창출하는 능력 = 내재가치)에 완전히 포커스된 모습을 보여줍니다.)

4. 그래서 형은 어떻게 투자하고 있는데?📈

버크셔의 대부분의 가치는 4가지 영역에 투자되어 있는데, 3개는 우리가 직접 경영하는 비즈니스이고, 나머지 하나는 5.4%의 지분을 보유한 애플이다.

첫 번째는 버크셔의 손해보험 비즈니스인데, 일반적인 손해보험 비즈니스와 버크셔의 보험 비즈니스는 크게 다르다. 왜냐하면 버크셔는,

전 세계 그 어느 경쟁자 보다 많은 자본금을 가지고 보험 비즈니스를 하고 있고,
탄탄한 현금흐름을 계속 쏟아내는 버크셔의 비보험(Non-insurance) 비즈니스들 덕분에,

큰 금액을 주식에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버크셔의 경쟁 보험사들은 정부 규제 및 신용등급 제약 때문에 주식이 아닌 채권에 집중해야만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지금은 채권을 투자하기에는 최악의 타이밍이다. 미국 국채의 10년 수익률 0.93%는, 1980년대의 수익률 15.8%에서 94%나 하락한 수익률이다. 더군다나 독일이나 일본의 경우에는 마이너스 국채 수익률이 나오기 때문에 전세계 채권투자자들의 미래는 어두운 상황이다. 국채 수익률이 너무 낮아지자, 더 높은 위험을 떠안으며 채권투자의 수익률을 높이려는 움직임도 많이 있지만, 30년전 완전히 파괴된 미국 저축은행 사태만 참고해 보더라도, 위험을 떠안는 채권투자는 정말로 위험하다.

어쨌든 버크셔는 보험업을 통해서 1,380억 달러(약 150조원)에 달하는 준비금(Float)을 공짜로 수년간 사용할 수 있는 상황이다. 나는 오랜 기간 동안 주주서한을 통해서 보험업에 대해서 상세히 설명하곤 했는데, 올해는 2019년 주주서한이나, A-2페이지에 넣어둔 내용을 참고하라는 말로 넘어가고자 한다. (이부분을 보면서, 버핏형도 좀 지친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네요. 나이가 90이니 그럴만도 하죠…)

두 번째와 세 번째는 철도 비즈니스(BNSF)와 버크셔에너지(BHE)인데, 이 비즈니스들 덕분에 버크셔는 미국 최대의 “인프라” 회사이다. 버크셔의 인프라 고정자산만 해도 ~1,540억달러(약 170조원)에 달하는데 2위인 AT&T 보다도 약 3.5조원이 많다. 사실 자산이 많다고 해서 더 좋은 회사인 것은 아니며, 오히려 최소한의 자산으로 최대한의 이익을 내는 고 마진 비즈니스가 더 “탁월한” 비즈니스이다. 버크셔도 이러한 비즈니스들을 소유하고 있지만, 그 회사들의 규모는 작으며 성장도 느린 편이다.

철도와 에너지 같은 인프라 비즈니스는 이렇게 “탁월”(Excellent)하지는 않지만, “좋은”(Good) 비즈니스는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2011년에 이 두 비즈니스는 약 4.5조원을 벌었지만, 2020년에는 (코로나 와중에도) 약 9조원을 벌었다. 조금 더 숫자를 들여다보면, 버크셔가 BNSF를 인수한 2010년부터 현재까지 약 45조원을 추가로 철도 유형자산에 투자했는데(CapEx), 이는 같은 기간 동안 감가상각(Depreciate)된 22조원 보다 훨씬 큰 투자였다. 하지만 철도 비즈니스가 ‘현금 먹는 하마’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같은 기간동안 (위에 설명된 모든 CapEx를 하고 나서도) BNSF는 버크셔 지주사로 45조원에 가까운 배당을 지급했기 때문이다. 2020년 코로나로 인한 7% 볼륨 감소에도 불구하고, BNSF의 마진은 2.9% 상승했을 정도로 BNSF의 사업성은 뛰어나다.

철도 비즈니스와 반대로, 버크셔의 에너지 비즈니스는 지난 21년간 한번도 보통주 배당(Dividend)을 하지 않았는데, 이는 유틸리티 비즈니스에 업계에서는 매우 예외적인 사업 전략이다. (참고로 보통 미국 유틸리티들은 (한국의 유틸리티 회사들과는 달리) 꾸준한 배당을 지급하는 전형적인 “배당주”로서 인기가 많아요.) 버크셔 에너지가 배당을 하지 않는 이유는 (배당을 못하는 것이 아니라), 공격적인 에너지 인프라 확충에 공격적으로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버크셔는 미국 서부의 전력 송신망 업그레이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데, 약 24년 동안 20조원이 투자되는 대형 프로젝트이다. 사실 미국의 전력 공급망은 너무 낙후되었고, 점차 증가하는 신재생 에너지에 맞는 인프라를 갖추기 위해서는 엄청나게 많은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신재생 에너지를 생산하는 태양광/풍력/수력 등은 모두 미국 도심지역에서 멀리 떨어져 있고, 기존 발전소들처럼 아무 때나 스위치를 켜서 전기가 생산되는게 아니기 때문에 그에 맞는 최신식 전력 공급망이 필요한 것이죠.)

하지만 이러한 장기 프로젝트에 큰돈을 투자할 수 있는 기업과 지방정부는 거의 없다. (100조원이 넘는 준비금을 갖춘 보험업과 우량한 포트폴리오 컴퍼니를 보유한 버크셔는 항상 현금이 넘쳐나기 때문에 이러한 유틸리티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것이죠.) 이러한 에너지 투자는 미국 경제/정치/법치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한 투자이다. 각종 지역사회, 규제기관, 사업들이 얽힌 프로젝트이지만, 버크셔 에너지의 경영인들은 여태까지 잘 해오고 있으며, 현재 트렌드가 지속된다면 버크셔 에너지(BHE)는 청정 에너지를 공급하는 리더가 될 예정이다. (워렌 버핏이 미국 경제에 긍정적(Bullish) 하다는 기사 내용은 많이 봐왔지만, 단순히 미국 기업/주식들에 투자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공격적인 미국 에너지 인프라 자산들에 대한 투자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보여주는 중요한 내용인 거 같네요. 뉴욕에서 일할 당시 버크셔에너지와도 일할 기회들이 있었는데 (그때 본 버크셔의 치밀한 모습이라면 & 유틸리티 비즈니스의 경제성을 고려하면) 현재 간과되고 있는 버크셔에너지가 미래에 엄청난 현금흐름을 창출할 것이 기대되는 상황입니다.)

1편은 여기서 마무리하고, 2편에서는 애플, 자사주매입 효과, 버크셔의 재무상태표(Balance Sheet)에 대해서 더 얘기해보겠습니다!

*** 이 글은 투자유치, 종목추천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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